조원희 씨의 <예술가가 여행하는 법> 감상문
하지만 이 아티스트는 단순히 자전거를 타고 전 세계를 유람하며 어떤 볼거리가 있고, 또 어떤 명소를 가 보았는가를 기술하는 데 자신의 문장력을 낭비하지 않았다. <예술가가 여행하는 법>은 단순한 여행기가 아니다. 일단 그는 자전거를 이용해 미국의 주요 도시들을 순례한다. 고도 산업화는 어떻게 대도시를 망쳤으며 인구가 늘어나면서 자연은 어떻게 파괴되었는지 등의 누구나 생각할 수 있는 문제부터, 자동차 전용 도로가 아니면 A 지점에서 B 지점으로 이동할 수 없는 도로 시스템에 대한 비판 역시 빼놓지 않는다. 자동차라는 괴물에 철저하게 의존하고 살 수밖에 없는 미국의 도시들을 자전거로 거닐면서 인간이 얼마나 불편하게 살면서 그것을 망각하고 있는지를 지적한다. 또 그런 도시의 변화 속에서 시민들은 어떤 계급적 상황에 처해 있는지를 역설하는 부분에서는 박해천의 <콘크리트 유토피아>(자음과모음 펴냄)가 연상되기도 한다.[전문 보기]